우리 문학 속의 달

우리 문학 속의 달

달은 주기적으로 소멸과 생성을 반복한다는 점으로 인해 재생이나 부활을 의미한다. 또 여성의 주기적 생리 현상과 연관되어 여성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달의 이러한 변화는 모든 생물학적 질서와의 친밀한 관계를 의미하며 계절, 인생의 과정과 호응하게 된다. 달의 소멸이 인간의 죽음에 상응하며, 따라서 죽은 사람이 달로 간다는 신화적 관념이 존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밤은 어둠과 대비되어 위험성과 보호성의 양가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달은 바라보는 이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의 역할을 하며 신비스러움을 상징하기도 한다. 따라서 달은 시에서 외로움과 그리움, 냉정함과 처연함의 정서를 자아내는 자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	- 연오랑과 세오녀 설화에서 달의 정기인 세오녀

생명력	- 순이, 벌레 우는 고풍한 뜰에 / 달빛이 밀물처럼 밀려 왔구나! // 달은 나의 뜰에 고요히 앉아 있다./ 달은 과일보다 향그럽다. // 동해 바다 / 물처럼 / 푸른 / 가을 / 밤 // 포도는 달빛이 스며 고웁다. / 포도는 달빛을 머금고 익는다. // 순이, 포도넝쿨 밑에 어린 잎새들이 / 달빛에 젖어 호젓하구나! [장만영 <달·포도·잎사귀>]

부처, 서방정토의 빛, 신앙의 대상	- <월인천강지곡> - 향가 <원왕생가> - 달하 / 노피곰 도다샤 /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 고려 가요 <정읍사>]

절개	- 까마귀 눈비 맞아 희는 듯 검노매라. / 야광 명월이 밤인들 어두우랴. / 임향한 일편 단심이야 고칠 줄이 있으랴. [박팽년]

고독, 정한	- 나는 그믐달을 몹시 사랑한다. 그믐달은 요염하여 감히 손을 댈 수도 없고, 말을 붙일 수도 없이 깜찍하게 예쁜 계집 같은 달인 동시에 가슴이 저리고 쓰리도록 가련한 달이다. 그는 고요한 꿈나라에서 평화롭게 잠들은 세상을 저주하며, 홀로이 머리를 풀어뜨리고 우는 청상(靑孀)과 같은 달이다. …… [나도향 <그믐달>]

그리움	- 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은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 이제금 저 달이 서름인 줄은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김소월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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