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로니아에서는 달의 신을 우주질서에 대한 최고의 보증으로 숭배했다.
BC 17세기에 바빌로니아 문명은 인류의 역사를 기록한 최초의 문학작품을 내놓았다. '에노우마일리슈'라고 일컬어지는 이 창세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져있다.
"태초에 세 명의 신, 아누, 엘린, 에아는 하늘과 땅의 보호자인 두 신을 위하여 모든 것을 만들어냈다. .....신과 샤마슈, 이 두 신은 낮과 밤을 똑같이 나누어 가졌다. "태양과 달은 어머니인 티아마트 여신의 몸에서 함께 태어났다. 신과 샤마슈는 각각 낮의 빛과 저녁의 빛에 대한 주관자이며, 동시에 시간이 지배자이다.
태양은 우리에게 날(day)과 일(year)을 주고 이 두 가지를 주관하며, 달은 달(month)들을 나누어주고 한 가지만 주관한다. 바빌로니아 사람들에게 달은 차고 기울고 사라지고 다시 태어나기에 생성과 불안의 상징이었다. 그러므로 이 처럼 허약한 달은 보호를 해주어야 했다.
신월(달이 전혀 보이지 않을때)이 매번 이 세상의 일시적인 죽음을 상징한다면, 영구적인 죽음을 알려주는 식은 더욱 큰 두려움의 상징이었다. 따라서 식이 가진 사악한 힘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식이 발생하는 달마다 특별한 의식을 치러야했다.
왕이 송진기름으로 몸을 씻고 물약을 전신에 바르거나, 또는 문 뒤에 누워서 빗물을 끼얹게 한 후 축제의상을 입고 한 노파에게 입을 맞추는 것도 그런 의식 가운데 하나였다.
중앙아메리카에서 그랬던 것처럼 바빌로니아에서도 이승의 지배자는 이 세상이 순조롭게 움직이도록 하는 책임을 맡고 있었다